취재 : 넷제로프렌즈 제3기 남윤경
지난 6개월간 ‘넷제로프렌즈 제3기’라는 이름으로 달려온 여정은 단순한 대외활동 이상의 의미를 남겼다. 매달 작성한 기사들은 단순한 기록이 아닌, 기후 위기를 바라보는 나의 시선이 얼마나 깊어지고 넓어졌는지를 보여주는 성장통의 증거였다. 활동을 마무리하며, 우리가 걸어온 길과 그 속에서 발견한 희망을 네 가지 키워드로 정리해 보려고 한다.
시야 확장의 과정: ‘나무’에서 ‘숲’을 보게 되다
활동 초기, 나의 관심사는 ‘쓰레기를 어떻게 줄일까’와 같은 미시적인 영역에 머물러 있었다. 하지만 취재를 통해 기후 문제를 바라보는 프레임을 완전히 뒤바꾸어 놓았다.
지난 10월, ‘국가별 NOC 제출과 한국 2035 NDC 수립 쟁점’을 취재했던 과정은 이러한 시야 확장의 정점이었다. 파리협정의 이행 메커니즘과 ‘글로벌 스톡테이크(Global Stocktake)’의 개념을 이해하게 되면서, 기후 문제가 단순한 환경 보호 캠페인을 넘어 국제 정치와 경제 외교가 얽힌 거대한 흐름임을 깨달았다.
단순히 “탄소를 줄이자”라고 외치는 것을 넘어, 한국이 2035년까지 제출해야 할 감축 목표의 구체적인 시나리오를 분석하면서 정책의 무게감을 실감했다. 이 과정은 나에게 막연했던 기후 고민 대신, 정확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문제를 직시하고 해법을 모색하는 ‘냉철한 분석력’을 얻었다.

(사진=남윤경 기자)
가장 기억에 남는 현장 경험
1. 기술이 그리는 미래, 태양광기업공동활용연구센터
지난 7월에 방문한 대전의 ‘태양광기업공동활용연구센터’는 진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책이나 논문 속 텍스트로만 접했던 ‘에너지 전환’이 거대한 실체로 다가온 순간이었다.
대전 유성구에 위치한 센터의 문을 열자, 미래 에너지 기술의 심장부 다운 웅장한 기운이 느껴졌다. 먼지 한 톨 없는 투명한 클린룸 너머로 쉴 새 없이 움직이는 자동화 로봇 팔과, 방진복을 입은 연구원들의 분주한 움직임은 이곳이 단순한 연구실이 아닌 미래 에너지 산업의 역동적인 현장임을 실감케했다. 국내 기업들이 개발한 ‘탠덤 태양전지’ 등 차세대 기술이 이곳의 인프라를 통해 상용화 단계로 나아가는 모습을 보며, 탄소중립의 실천 현황을 느낄 수 있었다.
단순히 시설을 둘러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현장 연구원들과 소통하며, 기술 혁신이 탄소 배출 감축에 미치는 정량적 효과를 체감할 수 있었다. 연구소의 첨단 기술이 실제 산업 현장과 지자체의 인프라로 이어지는 ‘녹색 생태계’의 연결고리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 경험은 나에게 탄소중립이 ‘과학과 기술’로 뒷받침되어야 함을 느끼게 해 준 계기가 되었다.
2. 탄소중립의 의미 재발견, 나만의 실천 이야기: 3.3kg의 충격과 변화
거창한 정책과 기술을 논하다가도, 결국 모든 변화의 시작은 ‘나’에게로 돌아왔다. 지난 9월, 기획 기사를 위해 직접 하루 동안의 탄소발자국을 측정했던 경험은 나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노트북 사용, 버스 이동, 샤워 등 평범한 하루를 보냈음에도 배출된 탄소는 무려 3.3kg. 눈에 보이지 않아 무심코 흘려보냈던 탄소의 무게를 수치로 확인하자, 일상의 모든 행동이 다르게 보였다. 6월 기사에서 지적했던 대학 캠퍼스의 ‘커피 테이크아웃 잔’ 문제 역시 남의 일이 아닌 바로 나의 문제였다.
이후 나의 삶은 조금씩, 하지만 확실하게 변했다. 평택시 취재 때 방문했던 세제 리필 스테이션 ‘픽시’를 벤치마킹하여 다회용기 사용을 생활화했고, ‘에코스’ 앱을 통해 매주 나의 탄소 배출량을 기록하는 습관을 들였다. 플라스틱 컵 대신 텀블러를 챙기고, 가까운 거리는 걷거나 자전거를 이용하는 것이 불편함이 아닌 ‘자부심’으로 느껴지기 시작했다. 나는 이제 단순히 기사를 쓰는 관찰자가 아닌, 3kg의 탄소를 줄이기 위해 매일 고군분투하는 ‘실천가’로 거듭났다.

(사진=남윤경 기자)
활동이 남긴 성장과 배움, 그리고 앞으로의 방향
넷제로프렌즈 제3기 활동은 나에게 ‘연결’의 가치를 가르쳐 주었다. 기후 위기라는 거대한 파도 앞에서 개인은 무력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평택시의 시민 참여 사례에서 보았듯, 지자체와 기업, 그리고 시민이 각자의 자리에서 연결될 때 변화는 현실이 된다.
나는 이 활동을 통해 ‘아는 만큼 보인다’는 것을 깨달았다. 처음에는 플라스틱 쓰레기만 보였지만, 이제는 그 이면에 있는 생산 구조와 폐기물 정책, 더 나아가 국제사회의 감축 목표(NDC)까지 입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게 되었다.
앞으로 나는 넷제로프렌즈가 남겨준 이 소중한 자산을 바탕으로 ‘소통하는 기후 커뮤니케이터’가 되고자 한다. 전문가들의 어려운 언어를 대중의 언어로 번역하고, 태양광 연구센터와 같은 기술 현장의 희망을 전파하며, 나의 탄소발자국 줄이기 도전처럼 누구나 따라 할 수 있는 실천 모델을 제시하고 싶다.
기후 위기 대응은 단거리 경주가 아닌, 세대를 이어가는 긴 이어달리기다. 6개월간의 활동은 그 긴 레이스를 완주할 수 있는 기초 체력을 길러준 시간이었다. 넷제로프렌즈로서의 공식 활동은 막을 내리지만, 기후 행동을 향한 나의 취재와 실천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이미 변화의 시작점에 서 있고, 그 변화를 완성해 나가는 것은 결국 우리 청년들의 몫이기 때문이다.

위 콘텐츠(글)은 탄녹위 넷제로프렌즈 3기 참여자가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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