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 넷제로프렌즈 제3기 손예슬
지난봄, 설레는 마음으로 시작했던 '대통령직속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넷제로프렌즈 제3기' 활동이 어느덧 6개월의 대장정을 마쳤다. 단순히 기사를 쓰고 콘텐츠를 만드는 대외활동이라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지난 6개월은 기후위기라는 거대한 파도 앞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질문하고, 답을 찾아가는 치열한 과정이었다. 환경의 날 플라스틱 줄이기부터 최근 안면도 지구대기감시소 취재까지, 매 순간이 배움의 연속이었지만, 나에게 가장 강렬한 울림을 주었던 순간은 지난 7월에 열린 기후변화 시뮬레이션 대회였다.
내 손끝에서 변하는 지구의 온도, i-ESG 시뮬레이션의 전율

(사진=대통령직속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7월 10일, LW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이 대회는 내 기후관(View)을 송두리째 바꿔놓은 터닝포인트였다. 우리는 이날 세계정부, 선진국, 개발도상국, 환경운동가 등 각자의 역할을 부여받아 지구 온도 상승을 1.5℃ 이내로 막아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띤 정책 결정자였다.
가장 흥미로웠던 점은 바로 i-ESG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직접 구동해 보는 과정이었다. 이 프로그램은 복잡한 기후 데이터와 경제 모델을 기반으로 우리가 선택한 정책이 지구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실시간으로 시각화해 보여주었다.
처음 화면에 뜬 지구의 예상 온도 상승폭은 산업화 이전 대비 약 3.3℃. 충격적인 수치였다. 우리 팀은 이 숫자를 낮추기 위해 신재생에너지 보조금 지급, 화석연료 과세, 메탄 감축 등 다양한 정책 카드를 만지작거렸다. 내가 마우스를 움직여 특정 정책의 강도를 높일 때마다 화면 속 온도 곡선이 움직였다. 탄소가격제를 도입하자 온도가 3.3℃에서 2.6℃로 급격히 떨어지는 그래프를 보았을 때의 그 짜릿함은 아직도 잊을 수 없다.
단순히 "환경을 보호하자"라고 말로만 외칠 때는 몰랐다. 정책 하나하나가 얼마나 정교하게 설계되어야 하며, 그것이 경제와 사회에 어떤 파급효과를 미치는지, i-ESG 프로그램은 직관적인 데이터로 나를 설득했다.
책상 위의 작은 지구촌, ‘모의유엔’으로 깨달은 협력의 무게
프로그램 구동만큼이나 인상 깊었던 것은 모의유엔(Model UN) 방식의 진행이었다. 나는 특정 국가 그룹을 대변하는 역할을 맡아 다른 팀과 치열한 협상을 벌였다.
선진국 팀은 기술 이전을 약속하면서도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주저했고, 개발도상국 팀은 "우리에게도 성장할 권리가 있다"며 에너지 빈곤 문제를 호소했다. 머리로는 이해했지만, 실제 입장이 되어보니 타협점을 찾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다. 기후변화가 단순히 환경 문제가 아니라, 정치, 경제, 외교가 복잡하게 얽힌 고차 방정식임을 체감하는 순간이었다.
서로의 이익이 충돌하는 상황에서 세계정부 팀이 중재안을 내놓고, 우리가 조금씩 양보하며 결국 '1.5℃ 목표 달성'이라는 합의점에 도달했을 때의 성취감은 대단했다. 이 시뮬레이션을 통해 나는 기후 위기 해결의 열쇠는 결국 '기술'뿐만 아니라 '공감과 협력'에 있음을 배웠다.
일상 속 탄소 줄이기부터 정책 현장까지
시뮬레이션 대회 외에도 지난 9월, 하루 동안 나의 탄소 배출량을 직접 측정하고 줄여보았던 미션도 기억에 남는다.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고, 텀블러를 사용하며 하루 약 3kg의 탄소를 줄였던 경험은 "나의 작은 불편함이 지구를 살린다"는 효능감을 느끼게 해주었다.

(사진=손예슬 기자)
또한, 지난 11월에 다녀온 안면도 지구대기감시소 프레스투어는 넷제로의 의미를 피부로 느낀 시간이었다. 서울에서 안면도까지 향하는 길, 차창 밖으로 펼쳐진 늦가을의 평온한 풍경을 보며 설렘과 동시에 우리가 지켜야 할 자연의 아름다움에 대해 다시금 생각했다.
도착 후 마주한 높다란 관측탑은 마치 지구의 체온을 재는 청진기처럼 우직하게 서 있었다. 고요한 안면도의 겉모습과 달리, 상황실 모니터 속 쉴 새 없이 움직이는 수치들은 지구가 보내는 긴박한 신호를 보여주는 듯했다. 묵묵히 지구의 숨결을 감시하고 기록하는 연구원님들의 모습, 그리고 서울로 돌아오는 길 내내 머릿속을 맴돌던 그날의 데이터들은 넷제로를 향한 국가적 노력이 얼마나 치열하고 절실하게 진행되고 있는지 깨닫게 해주었다.
넷제로프렌즈 활동을 마치며: 이제는 액션이다
6개월간의 넷제로프렌즈 활동은 나에게 '관찰자'에서 '행동가'로의 변화를 선물했다. 기후변화 시뮬레이션 대회에서 내가 내린 결정이 그래프를 바꾸었듯, 현실 세계에서도 나의 선택과 행동이 지구의 미래를 바꿀 수 있다는 확신을 얻었다. 비록 넷제로프렌즈 제3기 활동은 마무리되지만, 나의 기후 행동은 이제 시작이다. 시뮬레이션 속 치열했던 고민을 잊지 않고, 일상에서는 실천하고 사회에서는 목소리를 내는 진정한 넷제로프렌즈로 살아갈 것이다.

위 콘텐츠(글)은 탄녹위 넷제로프렌즈 3기 참여자가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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