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 넷제로프렌즈 제3기 박도현
오늘날 우리에게 지구 온난화와 기후 변화는 더 이상 먼 나라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뜨거워지는 지구, 예측할 수 없는 자연재해는 인류 전체에게 심각한 경고를 보내고 있죠. 이러한 위기 앞에서 세계 각국은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고심하고 있지만, 정부와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움직이는 데에는 여전히 많은 어려움이 따릅니다. 하지만 기후 변화는 모두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문제인 만큼, 우리가 함께 해결해야 할 책임이 있다는 것을 우리 모두 알고 있습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국제 사회가 탄소 배출 감축을 위해 손을 맞잡은 중요한 약속이 있습니다. 바로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NDC(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입니다. 이 약속은 2015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2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즉 '파리협정'에서 처음 세상에 나왔습니다. 파리협정의 핵심 목표는 지구 평균 온도를 산업화 이전보다 1.5℃ 이상 오르지 않도록 막는 것입니다. NDC에 참여한 나라들은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 각자 5년 단위로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세우고, 이를 달성하고자 다양한 정책과 기술을 동원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 약속은 단지 숫자의 나열이 아니라, 우리와 미래 세대의 삶을 지키기 위한 공동의 다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 역시 이러한 국제 사회의 노력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파리협정 당시 우리나라는 첫 번째 NDC를 제출하며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기존 예상치보다 37% 줄이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리고 파리협정에 따라 5년마다 NDC를 갱신하고 목표치를 더 높여야 하는 원칙을 지키기 위해, 2021년에는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탄소 배출을 40% 감축하겠다'는 더 강력한 목표를 발표하며 기후 위기 대응에 대한 의지를 확고히 했습니다. 이처럼 우리나라는 감축 목표를 상향하며 국제 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 활동해 왔습니다.
이제 또 다시 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고, 우리는 새로운 NDC인 '2035 NDC'를 확정해야 하는 중요한 순간을 맞이했습니다. 2021년에 발표했던 40% 감축량보다 더 높은 수치를 약속해야 하는 상황에서, 우리 정부는 그동안 48%, 53%, 61%, 65%라는 4가지의 감축안을 두고 깊이 있는 논의를 진행해왔습니다. 지난 2025년 11월 6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2035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2035 NDC)' 공청회에서 정부는 최종적으로 2가지의 후보안을 공개했습니다. 이 안들은 2035년까지 2018년 대비 '50∼60%' 또는 '53∼60%'를 감축하는 '범위' 형태로 제시되었는데, 이는 이전에 특정 수치로 명시되던 방식과는 달라 더욱 주목받고 있습니다.

(사진=Unsplash/출처=Matthias Heyde)
제시된 감축안들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각각의 고민과 의미를 엿볼 수 있습니다. 48% 감축안은 지금까지 우리가 걸어왔던 감축 경로와 가장 가깝고, 현재의 기술 수준으로도 현실적으로 달성 가능한 수치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반면 53% 감축안은 2050년 탄소중립 목표를 향해 매년 꾸준히 일정량을 줄여나가는 안정적인 접근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61% 감축안은 유엔 산하의 기후변화 정부 간 협의체(IPCC)가 제시한 국제 권고안을 충실히 반영한 수치입니다. IPCC는 지구 평균기온 1.5℃ 제한 목표를 달성할 확률을 50%로 확보하려면, 전 세계적으로 2019년 대비 2035년까지 최소 60%를 감축해야 한다고 보았는데, 이를 우리나라의 기준 연도인 2018년으로 환산하면 61%가 됩니다. 마지막으로 65% 감축안은 가장 도전적인 목표로, 우리나라의 인구나 GDP 등을 고려하여 남은 탄소 배출 허용량에 기반해 설정된 수치입니다.
이러한 논의 과정에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목소리가 충돌하고 있습니다. 산업계에서는 NDC 목표가 기업들의 경쟁력을 해치지 않도록 현실적인 수준에서 결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과도한 목표는 기업 활동에 부담을 주어 경제 성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하는 것이죠. 반면, 환경단체들은 "미래 세대에 책임을 미루는 것은 안 된다"며 보다 과감하고 높은 감축 목표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특히 기후정책연구단체인 플랜1.5는 파리협정의 1.5℃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최소한의 감축 수준은 65%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이들은 헌법재판소가 탄소중립기본법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면서 미래세대에 대한 감축 경로의 과학적 기반과 국제 기준 준수를 명시했다는 점, 그리고 국제사법재판소 역시 1.5℃ 목표 달성을 위한 법적 의무와 미이행 시 국제법상 책임을 언급했음을 근거로 들고 있습니다. 플랜1.5는 61% 역시 선진국으로서 한국이 감당해야 할 책임과 역량을 고려했을 때 충분하지 않으며, 실질적으로 공정하고 효과적인 감축 경로는 65% 이상이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2035 NDC를 둘러싼 논의는 단순히 숫자를 정하는 것을 넘어, 우리의 미래와 다음 세대에 대한 책임감을 어떻게 이행할 것인지에 대한 치열한 고민을 담고 있습니다.
이러한 온실가스 감축 노력의 가장 핵심적인 부분은 바로 '에너지' 분야에 있습니다. 2022년 기준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의 무려 76.2%가 에너지 분야에서 발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정부는 NDC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석탄 발전과 LNG 발전을 대폭 줄이고, 2035년까지 재생에너지와 원자력 발전이 전체 전력 생산의 60% 이상을 담당하도록 하는 '에너지믹스'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현재 산업통상자원부의 2024년 에너지수급 동향에 따르면, 원자력 발전이 약 32%, 신재생에너지가 약 11%를 차지하고 있어 2035년까지 목표하는 60% 달성을 위한 정부의 강력한 의지와 지속적인 노력이 요구됩니다. 이러한 다양한 에너지원을 적절히 조합하여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면서도 탄소 배출량을 줄이려는 노력이죠.
이제 정부는 2025년 11월 중 대통령직속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와 국무회의를 거쳐, 12월에 최종 NDC 목표를 유엔기후변화협약 사무국에 제출할 예정입니다. 전 세계가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중요한 분기점을 맞이한 지금, 늘 앞선 기술력과 뛰어난 혁신 역량을 보여준 대한민국이 과연 어떤 선택을 할지 모두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2035 NDC는 단순한 약속을 넘어, 대한민국의 미래와 더 나아가 전 지구의 지속가능성을 결정할 중대한 이정표가 될 것입니다. 우리 모두가 깨끗한 미래를 위해 어떤 책임감을 가지고 어떤 길을 걸어갈지, 그 과정에 깊은 관심과 응원이 필요한 때입니다.

위 콘텐츠(글)은 탄녹위 넷제로프렌즈 3기 참여자가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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