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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를 선택할 수 있다는 환상
조재완 한국원자력연구원 경제성분석실 선임연구원

"재생에너지냐, 원자력이냐."
탈탄소를 위한 논쟁에서 우리는 종종 이 둘을 양자택일의 문제로 생각한다. 마치 어느 쪽이 '더 나은' 미래인지를 놓고 경쟁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지금 우리 전력 시스템은 그런 여유를 허락하지 않는다. 여러 발전원을 조합해 비중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정답이 하나는 아니지만, 우리가 처한 상황에서 선택할 수 있는 폭은 매우 좁은 것이 현실이다.
에너지 정책을 둘러싼 가장 흔한 오해는 "총량만 맞추면 된다"는 착각이다. 하지만 전기는 총량이 아닌 순간의 균형으로 작동하는 에너지다. 사용자의 수요는 매 순간 바뀌고, 공급은 반드시 실시간으로 맞춰야 한다. 전력망은 매초 단위로 전국 수요와 공급을 동기화시키는 거대한 정밀 기계이며, 어느 하나라도 어긋나면 대규모 정전이나 계통 불안정이 발생할 수 있다. 우리가 맞춰야 할 것은 '총량'이 아니라 '타이밍'이다.
전력 저장에 대한 기대 역시 지나치게 낙관적이다. 많은 이들이 휴대폰 배터리를 떠올리며 전기도 쉽게 저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약 0.02킬로와트시(kWh)의 휴대폰 배터리 저장 용량은 삶에서 매우 미미한 수준이다. 전기차 가격이 여전히 내연기관차보다 비싼 이유는 80킬로와트시 규모의 배터리 가격이 차량가의 절반을 차지할 만큼 높기 때문이다. 하물며 발전소의 전력을 저장하는 1만 킬로와트시 배터리를 전국에 설치하려면 얼마나 큰 비용이 들까? 2024년 기준 전국에 설치된 에너지저장장치(ESS) 용량은 200만 킬로와트시이다. 앞으로 차츰 늘려가야겠지만 거기에 기댈 수만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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