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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종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도시숲, 석유 왕국이 꿈꾸는 미래

작성일 : 2024.01.01 조회 : 2266

도시숲, 석유 왕국이 꿈꾸는 미래


정수종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아직은 초기 단계지만 한국 도시숲 실측자료는 도시숲의 미세먼지 저감 미스터리를 푸는 새 역사 써내려가고 있다
아울러 우리의 자료는 사우디아라비아처럼 도시숲 가꾸려는 국가에 반드시 필요한 정보가 될 것이다
어제의 경쟁자였지만 그들이 꿈꾸는 미래 위해 한국의 경험과 지식을 나누어 준다면 어쩌면 내일은 그들이 최고의 동지가 될 것이다

지난해 11월 아랍에미리트연합 두바이에서 열리고 있는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 참석하기 위해 난생처음 중동으로 출장을 가게 되었다. 뜨거운 사막 위에 세워진 황금의 도시 두바이는 놀라움 그 자체였다. 지구의 랜드마크라 불러도 어색하지 않을 만큼 하늘을 뚫을 것처럼 솟아 있는 거대한 구조물들을 보고 있으니 인간의 능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게다가 12월임에도 불구하고 살을 태울 것만 같은 뜨거운 햇빛, 지독하게 메마른 공기, 눈을 찌르는 거센 모래바람 등 극한의 환경을 처음 경험한 나로서는 믿기 힘든 광경이었다. 기후변화를 유발한 화석연료를 팔아 세워진 도시라는 껄끄러운 상황이지만 어쩌면 이 도시는 인간에게 한계는 없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 같기도 했다.

두바이에서 열렸던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는 인류 최대의 난제인 기후변화 문제를 풀기 위해 지금 당장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무얼 해야 하는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국제사회가 어떤 일을 함께해야 하는지, 심각한 피해를 입은 국가를 지원하기 위해 어떻게 기금을 마련할 것인지, 미래세대를 위해 어떤 교육을 해야 하는지, 지금 당장 기후변화 피해를 줄이기 위해 필요한 기술은 무엇인지, 기후테크와 같이 탄소중립 시대에 어울리는 신산업 육성을 위해 국제사회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등 기후변화와 탄소중립을 위한 다양한 논의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국가 간의 첨예한 논의가 필요한 회의 외에도 참여국들은 각 국가별로 특별관을 운영하며 마치 학예회라도 하듯이 각 정부가 진행하고 있는 기후변화 관련 정책, 기술, 과학, 문화, 교육 등을 소개하고 있었다.

여러 특별관을 돌아보던 중 멀리서도 한눈에 보이는 거대한 녹색건물을 발견하여 발길을 옮겼다. 그곳은 우리와 엑스포 경쟁을 벌였던 사우디아라비아관이었다. 내가 아는 사우디아라비아는 이곳 아랍에미리트연합처럼 초록과는 아주 거리가 먼, 풀 한 포기 없는 사막이 떠오르는 국가이기에 많은 나무로 둘러싸인 거대한 녹색구조물은 다소 의외였다. 중동국가의 특별관이라고는 전혀 예측할 수 없었기에 몹시 놀랐다. 그리고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순간 한 번 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뜨거운 태양과 모래바람의 국가 사우디아라비아는 그들의 미래를 석유가 아닌 숲을 통해 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적어도 COP28 행사장에 드러낸 그들의 미래 그 어디에도 검은 진주, 석유는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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